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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패션 브랜드도 중국에 밀리나?

    뉴욕패션위크에서 '주목', 따이훠 홍보효과 등에 中 브랜드 '훨훨'

    중국만의 매력으로 승부수, "해외 진출 성공 말하기는 시기상조"

     

    중국 대학원생 인쓰위(殷絲玉) 씨는 보스덩(波司登) 패딩을 사기 위해 백화점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보스덩 패딩이 품질은 좋은데 가격이 싼 편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품절대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보스덩 패딩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재고가 없다"며 "재입고 소식에 바로 사러 나왔다"고 말했다. 
     
    직장인 왕차오(王超) 씨도 평소 마음에 들었던 블루 에르도르(BLUE ERDOS) 셔츠를 사기 위해 광군제 할인행사에서 기회를 노렸다. 그는 "과거 블루 에르도르가 중년 느낌이 강했지만 최근 고루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젊어져 많은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특히 광군제에 대대적인 세일행사를 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셔츠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들 사례는 최근 중국 패션업계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그간 '저렴·짝퉁 이미지'가 걸림돌이었지만 중국만의 매력으로 다시 승부를 걸면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앞서 언급된 중국 내 패딩 1위 업체인 보스덩, 패션 브랜드 블루 에르도스 등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29일 보도했다. 

    ◇ 중국 7080 패션시장 장악 브랜드, 세계인의 주목받기 시작

    보스덩은 7080세대 향수를 자극하는 패션 브랜드다. 당시 "마오타이주(茅臺酒)를 마시고 거리(格力)에어컨을 사며 보스덩 패딩을 입으면 그 누구도 부러울 것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중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2년 정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4년에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81.01% 급감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가오더캉(高德康) 보스덩 회장이 자체 브랜드로도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2012년 3500만 파운드(약 501억7845만원)를 투자해 런던 메이페어 지역에 매장을 열었지만 실패한 것을 내리막길의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2018 F/W 뉴욕 패션위크에서 주목받은 데 이어 세계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모습이 자주 카메라에 포착되고, 루이비통 등 세계 유명 디자이너와 협력한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11일 광군제 당일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天貓·톈마오)’에서 1시간 만에 매출 2억 위안을 돌파했다. 중국 소비자 외 미국과 영국 소비자가 앞다퉈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 에르도르도 지난 2015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76% 감소했지만 지난 2016년 7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26억 위안에 달하는 투자를 받은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미지 개선과 더불어 자체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샤넬, 루이비통 등 유명 패션 디자이너 총괄의 초빙에 힘썼고, 그 결과 올 광군제에 2분만에 매출액 1000만 위안을 돌파하는 쾌거를 거뒀다.

    ◇ 중국 브랜드 뜨고, 해외 브랜드 지고 

    반면, 해외브랜드는 중국 브랜드에 서서히 밀리는 분위기다. 자라(ZARA), 유니클로, H&M, 뉴룩(NEW LOOK), 포에버21, 갭(GAP) 등 해외 SPA 브랜드의 2018년 상반기 세계 매장 확장 속도가 급격하게 둔화됐다.

    특히 갭의 경우 수년간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전 세계 수백 개 매장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갭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한 2억6600만 달러에 그쳤고 주가도 24% 하락했다. 이에 매출 하위권 매장을 긴급 정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국 SPA 패션 브랜드 뉴룩도 중국 시장 입성 4년만에 철수 의사를 밝혔다. 중국 주요 도시에 150여개 매장을 직영해온 뉴룩은 이미 20개 매장을 폐쇄한데 이어 상하이 중국 본부와 나머지 130여개 매장도 문을 닫고 중국 사업을 접을 예정이다. 

    ◇ 中 업계인사 "해외 진출 성공 말하기는 시기상조"

    매체는 중국 내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주링허우(九零後· 1990년대 출생자)가 품질을 중요시 여기고 개성을 추구하면서 중국 브랜드들이 앞다퉈 주링허우의 '입맛'을 맞추고자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UX(사용자 경험)를 최상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소개했다.  

    또, 해외 유명 브랜드와 손잡고 패션 컬렉션을 선보이고 '다이훠'(帶貨, 연예인이 사용한 물품이 대중 선호에 영향을 끼쳐 구매에 이르게 함)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자체 브랜드의 해외진출 성공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일시적인 호조로 유난을 떨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제품의 짝퉁 이미지가 악명이 높고 아직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브랜드도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출처 : https://www.ajunews.com/view/2018113010203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