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정보

    [전문가 기고] 현지에서 바라본 2017 중국 물류 최신 트렌드

    성기영 판토스 로지스틱스 총경리

     

    판토스 화중(中)사업부는 2002년 설립돼 난징(南京), 타이저우(泰州)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현재 총 75명이 근무하고 있고, 난징 및 타이저우 지역 고객사의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국제철도운송(TCR, Trans China Railway) 활성화

     

    중국에서 물류업에 종사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철도운송이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창장 유역에서 수출을 할 때 일반적인 화물운송 방법은 해상운송인데, 난징의 경우 롱탄항(潭港)에서 피더선(Feeder ship)에 컨테이너 약 150~200개를 싣고 약 3~5일에 걸쳐 상하이항까지 운송 후 상하이항에서 모선(Mother ship)에 선적을 해 운송을 하게 된다. 상하이항에 물량이 워낙 많이 몰리기 때문에 피크시즌에는 상하이항에 적체가 발생해 선적하려 했던 모선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며, 모선을 놓쳤을 때는 일주일을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 낭비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기업들은 유럽에 보내는 물량의 경우 중국에서 유럽까지 연결되는 철도운송을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TCR(Trans China Railway)을 활용하는 것이다. TCR은 중국의 롄윈항(云港)에서 시작해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연결된 철도인데 쑤저우, 허페이, 충칭, 청두, 정저우 등에서 발차하며 곧 난징(2017년 11월), 롄윈강에서도 발차가 가능할 전망이다.

     

    TCR이 1992년 개통했으니 개통 후 벌써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유럽향 TCR 활용이 활성화된 것은 불과 1년 전이다. 기존의 TCR은 중국-중앙아시아 간 운송이 Main이었다. 유럽향 TCR 활용이 활성화된 데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의 역할이 컸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러시아까지의 TCR 운임은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컨테이너당 1만 달러를 상회했는데, 현재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물류기업이 부담하는 운임이 약 5000달러까지 낮아졌다. 해상운임(약 2500달러)에 비하면 비싸지만 해상운송의 경우 러시아까지 통관 내륙운송 포함 약 50일이 소요된다. 반면, 철도운송은 18일만에 도착할 수 있어 납기가 임박한 화물의 경우 철도운송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철도운송이 활성화되면서 러시아로의 항공운송의 대부분이 TCR로 대체됐다.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 추진의 일환으로 중국과 주변국을 연결하는 철도 운송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지원 규모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예를 들어, 청두발 유럽향 TCR 이용 시 중국 정부에서는 물류기업에 컨테이너당 2만5000위안(약 42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판토스 화중사업부에서는 월 약 60개 컨테이너를 TCR을 활용해 유럽으로 운송하는데 매월 지급받는 보조금 액수만 150만 위안(약 2억5200만 원)에 달한다. 보조금 액수는 지역마다 다른데 내륙지역의 보조금이 더 크고 동부연안에 가까울수록 보조금 액수가 적다. 곧 발차를 시작할 난징의 경우 컨테이너당 보조금 액수가 1만 위안(약 170만 원) 정도이다. 지역마다 보조금 액수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서부내륙지역을 철도물류 거점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물류서비스 업그레이드 수요 확대

     

    최근 제조기업들은 재고관리 효율화를 위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물류기업은 화주인 제조기업의 생산라인 가동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시에 물량을 차질없이 공급해야 하는데 화주가 재고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속속 도입하면서 물류기업의 부담은 매우 커졌다.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작은 착오라도 발생할 경우 바로 고객사의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이 발생하고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약 5~6년전부터 이러한 변화가 시작됐으며 점점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고객사의 물류기업 서비스에 대한 요구 수준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해상운송을 기준으로 표준 리드타임(Lead Time, 제품을 발주하고 실제로 배달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의 오차 범위가 ±7일이었으나, 현재 고객들은 납기가 2~3일만 늦어져도 클레임을 제기한다. 업무의 난이도가 높아졌고 화물추적분야에서의 업무의 정밀함이 필요해졌다. 판토스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물추적(Tracing) 전문 팀을 운용하고 있으며 출발지에서 목적지 사이에 있는 여러 기착지에서 화물의 움직임을 Daily로 추적하고 있다.

     

    한국 물류기업의 중국 진출현황

     

    발표기관마다 수치가 다르고 정확한 수치가 파악되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진출 한국 물류기업 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국 동부연안 진출 한국계 포워더가 약 1500개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약 500개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00개까지 줄었다고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진출 한국 물류기업이 감소한 가장 주요한 원인은 물류기업 간 경쟁 격화 및 물류 운임의 투명성 제고로 인한 이윤 감소이다. 과거에는 컨테이너당 이윤이 300달러에 달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40~5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윤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기 때문에 직접 해외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우리 물류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법인을 설립하기보다는 현지 로컬 물류기업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형태를 변경하고 있다. 전체 발생 이윤의 일부를 파트너사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이윤은 줄어들 수 있지만 현지에서의 법인 운영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손익 구조는 훨씬 효율적이라, 한국 물류기업들은 중국에서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런 방식의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고객사의 요청사항 처리를 파트너사에 의뢰해야 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서비스의 품질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 또한 현지 파트너사가 대응하기 어려운 이슈가 생겼을 때는 한국 본사가 일일이 이슈에 대응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발생한다.

     

    중국진출 외자기업으로서의 애로사항 및 향후 전략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물류기업 및 중국 로컬 물류기업과 경쟁하는 데는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의 경우 자가 비행기, 자가 트럭 등 인프라가 풍부하고 사업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서 적자가 난다고 하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만회할 수 있어 리스크가 적은 장점이 있다. 중국 로컬 물류기업의 경우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고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예를 들어, 난징 소재 포워더의 경우에는 바지선[Barge, 항내(港內)·내해·호수·하천·운하 등에서 화물을 운반하는 소형선박]을 가지고 있어야 운용의 장점이 있는데 중국 정부는 외자 기업에 대해 바지선 보유를 불허하고 있다. 바지선 보유를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막상 바지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바지선을 보유함으로써 효과가 있으려면 최소 6~7대를 보유해야 하는데 바지선 가격이 최소 수백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투자비가 너무 크다.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장기간 지속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보장돼야 하는데, 외자기업의 특성상 정부의 정책에 따라 언제든 철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막대한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가 않다. 현재 중국 내륙지역의 바지선은 대부분 국영 기업으로 로컬 1~5위 물류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개척 확대가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판토스 화중사업부는 스마트 물류 분야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고객 다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신규 고객사 확대를 위한 전담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 이 원고는 글로벌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