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정보

    한국 대기업 취업의 문, 해외에서 열다

    이은성 SK네트웍스 사원


    필자는 중국 선양에 소재한 랴오닝대학교 대외한어학과 졸업생으로서 해외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후, 줄곧 중국에서 수학생활을 해왔다. 대학교 졸업 후에는 나름 영어와 중국어에 자신이 있었고 취업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으나, 막상 한국에서 취업을 하려다보니 해외와는 전혀 다른 취업환경에 고전을 하게 됐다. 특히 대부분의 한국 취업준비생들이 기본적인 자격증은 물론, 인턴 등의 이력까지 갖추고 있어 필자 또한 '스펙'을 쌓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해외에서 줄곧 생활을 해왔고, 대학시절 한국 취업에 준비가 부족했던 필자로서는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에 생각을 바꾸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문을 두들겨보자는 계획을 하게 됐다. 

     

    국내취업보다 더 수월한 해외취업

     

    중국에서 학교생활을 해온 필자로서는 오히려 한국에서 준비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했다. 일반적인 한국 대기업 취업 프로세스 즉, 인적성 검사나 토익 등 영어 점수를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으며 오로지 구직자의 역량과 의지를 평가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즉, 자기소개서 및 이력서만 잘 쓰면 대부분 면접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중국은 기업의 구인난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필자처럼 영어와 중국어가 가능한 한국인의 경우 나름의 경쟁력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다만, 일부 2016년 말부터 발생한 사드(THAAD)로 인한 취업비자 발급 애로 등 일부 기업의 한국인 채용이 줄어드는 추세가 다소 부담이 됐다.  

     

    KOTRA가 곧 해외 취업의 문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필자는 조금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일자리를 구하고자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과 관계가 밀접한 KOTRA 무역관에서 주관하는 여러 행사에 통역 등 단기용역으로 참가했다. 짧지만 굵은 단기 근무를 통해 선양 현지에 진출한 탄탄한 기업 직원들과 직·간접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고, 모임에 있을 때마다 일부러 KOTRA 과장님들과 함께 나갔다. 이 기회를 통해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필자의 자신감과 적극성을 어필할 수 있었다. 당시에 쌓아놓은 네트워크가 취업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사전조사에 근거한 면접 프로세스 파악

     

    한국이라면 어렵겠지만, 해외 진출 한국 기업의 현지 채용 프로세스는 충분히 사전조사가 가능하다.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를 실제로 실행하기 위한 충분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취업을 앞둔 졸업예비자라면 지금부터라도 해당 지역 소재 관공서에서 개최하는 행사 참여 등 본인 나름의 노력을 해야 한다. 필자 또한 KOTRA 단기 근무기간에 다져진 인적 관계를 활용해 각 기업의 현지 채용 면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과거 질문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같은 한국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한국 본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해외법인이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업태, 업무 내용부터 파악하자

     

    필자는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뿐 아니라, 중국 기업을 포함해 총 5곳의 면접을 봤다. 이상하게도 5개 기업 모두 첫 질문이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아는가'였다. 그리고 그 질문은 자연스레 향후 담당하게 될 업무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됐으며, 구직자의 성향과 취업 동기에 대한 분야로까지 확대됐다. 첫 면접에서는 필자 또한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은 관계로, 잘 대답을 못했으나 두 번째, 세 번째 면접부터는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막힘없이 대답을 할 수 있게 됐다. 어떤 회사든지간에 우선 그 회사가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지, 현지 법인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전이 곧 연습

     

    국내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도 마찬가지거니와 해외 구직자 또한 학생들끼리 스터디를 구성해 모의면접 등을 통해 준비를 한다. 하지만 필자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모의 면접보다는 실제로 몇 차례 면접을 통해 요령을 익힌 것이 효과적이었다. 학생들끼리의 면접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으며, 실제 긴장감 또한 덜하기 때문에 오히려 실제 회사의 면접을 통해 요령과 자기만의 노하우를 얻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됐다.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자

     

    해외취업은 국내취업과 달리, 한국 주재원 지인들의 추천에 의해 취업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가능하면 현지 행사나 각종 모임에 꾸준히 참가해서 취업기회의 풀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면접에 응해서 그 과정을 통해서 자신만의 면접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국지역 계열사 경영관리

     

    현재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그룹 산하 중국 계열사의 매출과 비용을 집계하고, 전사적인 관점에서 중장기 경영전략을 짜는 경영관리 부서이다. 2017년 3월부터 OJT 과정을 거쳐 업무에 투입됐는데 초반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감당하지 못해 힘든 적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많이 적응이 됐다. 한국 대기업 본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입 시절에는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포기해야 된다. 필자같은 경우에도 조기업무 적응을 위해 매주 주말에 혼자 사무실에 나와 사업계획서 등 여러 가지 자료를 탐독했다. 이 과정이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으며, 때로는 간혹 주말 출근하는 회사 선배들의 눈에 띄어 그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모든 직원들은 선배다

     

    한국 기업의 해외법인의 특성상, 한국인들이 현지 직원들의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야 한다. 필자 또한 입사하자마자 법인장님께서 중간관리자로서의 직무를 부여했고, 위치에 맞게 현지직원들의 인사관리를 하게 됐다. 처음에는 필자보다 나이가 많은 현지 직원들이 대부분이라 여간 쉽지가 않았지만, 모든 직원들을 업무상 선배로 대우를 해주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다. 한국인과 현지 직원의 갈등 중 대부분은 전통적인 상하 관계를 따지는 데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비록 부하 현지직원이라 할 지라도 '동료'로서의 협력의식을 고취하면 업무 진행 시 크게 문제가 없다.

     

    현지어가 가능하다면 해외 취업이 더 쉽다

     

    최근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으로 현지 한국 기업의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현지 한국 기업은 한국어가 원활하고 한국 본사와의 소통이 가능한 현지인을 채용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 주재원을 추가로 파견하기에는 본사 입장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관계로, 현지어가 유창한 한국인에 대한 채용 수요가 많은 편이다. 각 국가별로 한국인 채용을 희망하는 구직 웹사이트가 구축돼 있는데,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웹사이트는 한국의 일반적인 구직 사이트와 달리, 현지 국가·지역에 특정돼 있으므로 구인·구직자의 상호니즈 파악에 유리하며, 현지 기업 인사담당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구직 초기 기간에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기 취업자의 노하우와 조언을 미리 얻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조언

     

    현지 학교 졸업생의 경우, 현지 소재 한국 공공기관(KOTRA 등)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본인만의 인적 네트워크 구성하길 추천한다. 한국 학교 졸업생의 경우, 현지 구인·구직 사이트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워크인 차이나(www.workinchina.co.kr)', '차이나통(www.chinatong.net)'이 대표적이다. 해당 웹페이지는 중국에 특화돼 있는 바, 한국의 취업 카페(닥치고 취업, 취업뽀개기 등)보다 훨씬 더 세분화·구체화돼 있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